“변비가 심해 지난 20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변비약을 먹었는데 이젠 약도 효과가 없어요”
그동안 여러 병원을 다니며 많은 검사를 받아도 변비만큼은 고쳐지지 않았다는 62세 할머니의 말이다. 그래서 변비약으로 겨우 지내왔지만 지금은 약도 들지 않는다고 한다.
우선 필자는 할머니의 지난 검사기록을 봤다. 환자는 작년에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관련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었으며 변비약과 함께 우울증약도 장기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변비약을 장기 복용한 환자임에도 ‘대장 운동검사’는 받은 적이 없었다. 이에 바로 대장 운동검사를 진행했다.
‘대장 운동검사’는 대장의 운동모습을 촬영하는 검사다. 이 검사는 스무개의 표식자가 들어있는 캡슐약을 복용 후 3, 5, 7일 째 되는 날 복부 촬영을 해 표식자의 이동속도에 의해 장운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검사 결과 할머니는 대장 무력증으로 진단됐다.
대장 무력증은 대장의 운동 능력이 떨어져 변을 밀어내는 힘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대장의 운동저하에 의한 변비는 우선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그래도 치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는 장운동을 증가시키는 변비약을 복용한다. 변비약의 용량을 최대한으로 증량해도 효과가 없거나 지나친 약물의존을 피하고자 할 때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대장무력증의 수술은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이므로 수술 전 변비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항문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수술 후 변실금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 역시 꼭 체크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장무력증은 직장을 남겨두고 대장만 절제하므로 배변에 있어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할머니도 처음엔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에 망설였지만 대장 없이도 배변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말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 일주일 후 할머니는 정상적인 배변을 봤고 크게 기뻐하며 퇴원할 수 있었다.
대체로 변비는 식습관 및 배변훈련 등을 통해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시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준다. 식이섬유는 자기 무게보다 40배나 되는 수분을 흡수해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줘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그래도 변비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이때 적용되는 검사로는 환자의 증상이나 병력에 따른 대장내시경 검사, 대장엑스레이 촬영, 장 통과 시간 측정, 배변조영술, 항문 내압 측정, 항문직장근육 반응검사 등이 있다.
변비는 현대인들에게 흔한 질병이다. 변비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지만 약물로 반응하지 않는 이완성 변비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변은 장 안에 오래 있을수록 독이 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변비 치료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자.
매일경제 2009.08.26 16:21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45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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